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본문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라는 말을 말끝마다 하게 되는데
갈수록 "그래 인간들이 그렇지 뭐."라는 말로 대체하고 있다.
일하는 척하던 사람들이 일이 터지니까 뭔가하는 척을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합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이 알량한 권력은 사람을 자르고 징계를 통보하고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로얄이가 사회에 나와 온갖 부침을 이른 연차에 많이 겪으면서 알게 된 건 어떤 사건이든 터진 직후, 그러니까 이슈가 가장 폭발할 때는 목청 높이던 사람도 하루만에, 아니 몇 시간만에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나서 언제나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고 가겠다는 약자들만 회유하려 든다. 열기가 꺼질 것 같지 않을 때는 불에 몸을 던졌다가도 조금만 진정되면 서둘러 진화에 나선다.
어떤 때는 대놓고 나쁜 사람보다 그런 사람들이 더 얄밉다. 그들 때문에 우리는 못 변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