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베를린, 마지막 여정. 베를린 의회 의사당 본문
아직도 베를린을 생각하면 향수병에 걸린 것처럼 그립다. 사진을 다시 보니 또 한번 그 곳에 가고 싶어진다.
베를린에서 마지막 밤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시내 전체를 볼 수 있다는 베를린 의회 의사당 돔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원래 밤 9시반이었나 마지막 시간으로 예약을 했는데 기다리기 힘들어서 빨리 갔다.
독일 사람들은 철저하게 원칙대로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도리가 있다. 예약을 몇 시에 했든 상관 없다며 들어가라고 한다.
의사당 앞에는 역사를 새긴 돌이 죽 늘어서 있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슈프레강을 굽어 보고, 광활한 티어가르텐을 눈으로 훑다 보면 아직 떠나기 전인데도 그리움에 사무친다. 베를린 필하모니,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티어가르텐의 키높은 나무 숲을 지나 유로 경기를 보러 걷던 행렬도 기억난다.
내가 묵었던 호텔, 설레임만 가득차서 도착했던 프리드리히스트라쎄 역이 보인다. 정말정말 아쉽다.
10시까지 해가 떠 있는, 유럽의 황혼.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언제일지 기약이 없다. 이 하늘을 다시 보고 싶다.
마지막 날에는 조금 무리를 했다. 호텔을 옮겨서 번화가랑 좀 떨어져 있었는데, 겁도 없이 해가 다 지고 나서 알렉산더플라츠로 향했다. 티비타워를 마지막으로 보고, 슈니첼이랑 벡스를 왕창 사서 호텔방에서 배가 찢어져라 마셨다.
(베를린, 201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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