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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안 세상

2022 안뇽~

로얄곰돌이 2022. 12. 30. 11:46

'저물어 간다'라는 말이 예전에는 뭔가 닳고 기울어지는 느낌이라 싫었는데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해가 저물어야 푹 잘 수 있고 또 내일이 열린다는 걸 40년 넘게 경험해서 그런가보다. 2022년이 거의 저문 지금 시점도 꽤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인생에서 곱씹어볼만한 엄청난 실수를 해봤고, 그걸 다시 수습하는 과정을 한 번 더 치러야 하지만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그럭저럭 할만한 것도 같다. 회사를 오가는 규칙적인 생활도 좀 도움이 된 것 같고.

올해 결산을 해보자면,

1) 규칙적인 생활이 주는 안정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음. 저녁에 술 안 마시고 집에서 저녁 먹고 빨리 자는 거 정신건강에 매우 좋다. 장이 편안해짐. 

2) 내 머리가 아직은 그래도 돌아간다는 대견함 같은 것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짐. 이런 걸 자존감이라고 하나...40대에 자존감 타령하는 거 좀 그렇긴하다ㅋㅋ

3) 무엇보다 달리기 페이스가 5분대에 진입한 게 가장 좋음. 2022년 제일 잘 한 일은 무엇보다 열심히 달린 것.

4) 코로나 이후에 처음으로 해외 나가서 혼자서도 스페인, 포르투갈서 잘 놀다 왔음. 나름의 여행 철학이 생겼다.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특히 와인이랑 커피!!), 공연 같은 무형 문화를 열심히 즐기고 오는 여행이 제일 알차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한국이 역시 제일 살기 좋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닳음.(이 나라는 대통령이랑 여남차별 제외하면 그럭저럭 살기 괜찮음) 

5) 사소한 실수가 일을 몽땅 망칠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껴봄. 덜렁거리다 남까지 망하게 하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먼저 이렇게 한번 망해보고 앞으로는 실수 안 하는 게 낫다.

12월에는 좋아하는 부산도 한 번 더 갈 기회가 생겨서 회랑 와인이랑 먹고 싶은 거 실컷 먹고, 광안리 달리기도 하고 오고 여주 놀러가서 오랜만에 쇼핑하고 수다 떨고 오기도 했고, 회사 오가면서 알바 하고 간단한 코딩도 좀 하고, 영어 문법공부랑 인사노무관리 공부도 하고 분주하게 보냈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서 쓸 때 확실히 능률이 높아진다. 내년에도 바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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