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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안 세상

달 밤에 파슬리 가루 만들기

로얄곰돌이 2023. 11. 8. 00:22

시간 있을 때 자격증을 좀 따놓자 싶어서 양식 조리기능사 학원에 다니고 있다. 필기는 기출 돌려서 무난하게 붙어놨는데 실기는 또 다른 영역이다. 우리 반에서 내가 제일 못 해ㅠㅠ 칼질도 못해, 빨리 굽거나 끓이지도 못해... 맨날 정신없이 땀 뻘뻘 흘리면서 겨우겨우 완성 시키고 주위를 돌아보면 다른 사람들은 벌써 설거지까지 마치고 있다. 나 조리 디게 못하는 거였구나라는 걸 매일매일 확인한다. 그리고 요리하는 게 이렇게 힘든 거였나 싶은 게, 학원 마치고 나면 허기가 장난 아니다. 소화 안 된다고 징징거린 게 엊그제 같은데.

'샐러드 부케를 곁들인 참치타르타르와 채소비네그레트'라는 엄청난 이름의 요리 같은 걸 만들고 있다.

아무튼, 이름하야 '수제 파슬리 가루'를 만들게 됐는데, 왜 만들게 됐냐면 연습 좀 하겠다고 레시피마다 들어가는 파슬리, 샐러리, 월계수잎을 주문했는데 양을 가늠을 못해서 그냥 싼 거 시키자~ 해서 주문한 것들이 양이 엄청나서다.

월계수 200g, 샐러리 2kg, 파슬리 300g이 이렇게 양이 많은 줄 몰랐지;;;

 

샐러리는 장아찌나 볶음, 무침 등등 할 게 많고 그냥 마요네즈에 찍어먹어도 되고 월계수잎도 말린거라 보관만 잘 하면 좀 두고 쓸 수 있는데 파슬리는 감이 안 잡힘;; 그냥 이탈리안 파슬리 시켜서 연습했어도 되는데 괜히 일반 파슬리 시켜서 샐러드 같은 데 넣어 먹을 수도 없고... 레시피를 찾아봤더니 가루 내는 게 나오길래  다지기 연습도 할 겸 무한 파슬리 다지기를 시작했다. 

 

이파리만 똑똑 떼서 다지고 다지고 다진다...

 

다지고, 또 다지고, 또 다지고... 등허리랑 목이 뻐근할 정도로 다졌다... 종이 호일을 깔아서 다진 파슬리를 펴준 다음에 베란다에 갖다놨다. 잘 말라라 파슬리들아~~

 

파슬리를 열심히 다지다보니 칼 잡는 거랑 왼손으로 재료 잡는거랑 폼이 조금씩 갖춰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이 아주 조금은 들더라. 

 

오늘 팬 닦다가 약한 화상도 입었는데 아무쪼록 사고 없이 연습 잘 해서 조리기능사가 됐으면 좋겠다.

요리 학원 다니니까 좋은 점: 1)무엇보다 재밌다. 2)요리한 거 갖고 와서 엄마빠랑 나눠 먹는 것도 좋다. 좋은 버터랑 생크림 쓰고, 고기 핏물 제거 같은 거 오래 해서 집에서 해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음. 3)생활 스킬이 레벨업 된다. 4)시간이 잘 간다. 5)소화가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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