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본문

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로얄곰돌이 2012. 6. 3. 00:48

 

으잉? 이 영화는 왜 찍었는지 파악하기 난해했다.

워낙 홍상수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를 본 후 항상 장면장면, 대사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서 이건 이런 의미고, 저건 저런 의미고 미주알고주알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해석을 나름대로 하곤 했는데, 이 작품은 잘 모르겠다.

언제나 홍상수는 남자와 여자의 본능과 이성 사이에서 참으로 재미있는 줄타기 한 판을 벌여 왔었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여성이 등장해서인가, 영화를 본 이후 그다지 떠오르는 단상이 없었다. 그냥 멍-했다.

어쨌거나 영화는 매우매우 유쾌했고 재미있었다. 시간이 얼마간 흐른 뒤에 또한 홍상수 영화를 좋아하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불현듯 연애에 대한 개똥철학 한 문장이 생각날 지도 모르지.

덧붙이자면, 이 영화에서 최고로 매력적이었던 장면은 유준상이 수영하고 해변으로 걸어나올 때 모습이다. 그런 장면은 언제나 여자 마음을 설레게 한다.

(줄거리)

영화과 학생 원주는 휴학을 하고 펜션을 하는 모항 집으로 온다. 원주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데 각기 다른 세명의 프랑스 여성 안느가 주인공이다. 원주가 있는 펜션에 안느라는 프랑스 여자와 한국인들이 숙박한다.

첫번째 안느는 영화 감독이다. 한국인 영화감독(권해효)과 임신한 그의 아내(문소리)와 함께 온다. 임신한 아내는 바람기 있는 남편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감독은 술을 많이 마시면 개가 되므로 아내는 술자리에서 잔소리도 많이 한다. 감독과 안느는 일전에 베를린에서 키스를 한 사이.

두번째 안느는 바쁜 남편을 둔 유한마담이다. 중년 영화감독(문성근)과 바람이 났다. 남편이 홍콩에 출장 간 사이 영화감독과 잠깐 시간을 보내기 위해 왔다.

 세번째 안느는 남편이 바람 나 이혼을 하고 상처를 받은 여성. 그와 친한 민속학자(윤여정)가 상처를 달래주기 위해 데려왔다. 둘은 절에 갔다가 민속학자가 잘 알던 스님(도올 김용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각 옴니버스마다 가장 중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모항 해수욕장 라이프가드(유준상)다. 해수욕장 화장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텐트를 칙 생활한다. 저녁에는 펜션에서 숯불 가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세 명의 안느는 모두 이 라이프가드와 만난다.

 

'예전 글 > 벽 보고 말하는 로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히말라야  (0) 2012.06.03
외로움에 대하여<2>  (0) 2012.06.03
외로움에 대하여<1>  (2) 2012.05.31
피터 도노호, 강남 심포니 협연  (0) 2012.05.13
드디어 티스토리랑 모바일 연동 됐다.  (0) 201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