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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안 세상

알찬 부산

로얄곰돌이 2019. 12. 30. 00:55

일년에 두번씩은 가는 부산. 갈 때마다 좋은 부산. 

이번에는 다른 데를 더 가보자 싶어서 해운대, 광안리를 일정에서 뺐다. 부산 갈 때마다 거의 해운대에 숙소를 잡았으니 이미 충분히 본 것도 같고, 뱅기를 타고 가니까 거리도 너무 멀어서... 

뭔 바람인지 부산에 가야겠다 생각했을 때 금정산이 생각났다. 제일 짧다는 범어사-북문-고당봉 코스로 왕복했다. 고당봉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부산 시내부터 광안대교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멀리서 봐도 역시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도시다. 산의 도시 답게 정말 구릉이 많고 그 사이사이 건물이 복닥복닥 들어차 있다. 이 코스는 좀 가파르긴한데 길을 워낙 잘 닦아놔서 오르내르기 편했다. 그래도 내 무릎은 소중하니까 다음부터는 짐을 수하물로 부치거나 ktx 타고 스틱을 갖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동 시간이 줄어드니까 낙동강 줄기 따라 양산 가기, 법원 앞 놀러가기, 조용한 송도 해변 걷기, 흰여울마을길 거닐기, 남포동 일대 돌아다니기 산복도로 사이사이 계단 오르내리기 등을 할 시간이 충분했다. 

호래기(꼴뚜기) 먹기, 순대 막장에 찍어먹기, 김밥 튀김 먹기, 낙곱새 원조라는 조방낙지 먹기(내 입맛에는 개미집보다 범일동 조방낙지가 훨씬 훠어어어얼씬 맛있었다. 짜지 않게 해달라고 하면 간 조절도 해준다)도 했다. 한잔 하러 갔다가 대구 목살 구이를 먹었는데 진짜 환상적인 맛! 엄지 척! 존맛탱!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다음날 맥주 입가심 하면서 또 먹었는데 식어도 맛있었다. 지난번에 갔던 복집에 또 갔는데 두번째 먹어서 그런지 전날 술을 쳐먹어서 그런지 두 배로 맛있었다. 누가 이것만 먹으러 부산 가자고 해도 당장 표 끊을 것 같은 그런 맛이다. 그 자리에서 소주 한병을 또 마셨는데 안주가 좋으니 속이 하나도 안 쓰렸다.   

멀리 부산항 보이는 산복도로에 작은 집 하나 사두고 생각날 때마다 가고 싶다. 돌아와서 괜히 부동산 시세 찾아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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