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곰돌이 2019. 9. 7. 20:49

창업멤버로 벌써 4년. 갖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했는데 하나 그래도 얻은 건 있다. 뭘 시작할 때는 적기라는 게 있다는 것. 고객들에게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경쟁사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을 때나 서비스를 잘 구현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알맞은 시기에 우리가 뭔가를 내놓으면 그나마 먹힌다는 것. 안 망한다는 것.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 뭐 대단한 성공은 해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 못하겠지만...

조국 후보 논란 끝에 대통령이 대입제도 개선까지 언급하는, 언급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지난 몇십년간 고통받아 왔던 근본적인 이유를 개선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이번 논란이 왜 일어났는가. 공정하지 못해서? 뭐가? 입시제도가?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특히 내가 얘기해볼 수 있는, 대부분 인서울(그것도 스카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대학 졸업생들은 정작 그동안 입시제도의 수혜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 역시 그랬다. 우리 부모님이 돈이 없었지 머리는 없지 않았고, 집에는 어딜 봐도 책이 굴러다니고 학원은 못 보내줘도 적어도 공부하겠다는 자식 응원해주고 토론을 즐기는 부모님을 가졌다. 그리고 내가 잘하는 과목들만 120점 만점이었던 제도 덕도 직접적으로 봤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는 어땠는가. 학교 이름 하나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많았던가.

자아비판을 하자는 건 아니다. 니들도 어느정도 누려놓고 왜 떠드냐는 걸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 불공정하고, 누군가는 특혜를 받는 게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자고 소리 높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누구 한명 탈탈 털어서 입학 취소 시켜야 한다느니 누가 위선적이니 백날 떠들어본들 적어도 20대 초반부터 어떤 인간을 이렇게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변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