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통영, 죽음이 휘감은 한해 본문
통영에 다녀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고개 하나 넘으니 바다 내음이 온 도시에 퍼져 있었다. 신선한 바람에 비릿한 냄새가 실려왔다. "좋은 일로 왔으면 참 낭만적이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깐 밤바다에 나가 걸었다.
혼자 부두에 나갔는데 배들이 찰랑찰랑 움직이고 있어서 무섭지도 않고 외롭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유달리 문상 다녀올 일이 많았다. 천수를 누리고 죽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다. 죽음이 너무 가까이 있다. 누군가 죽었다는 게 꿈을 꾼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 분 잘 계시냐"고 물어보면 "어, 요즘엔 건강하셔"라고 대답해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삶과 죽음의 경계가 찰나에 결정나는 것처럼 꿈과 생시가 뚜렷하게 구분이 안 된다. 사실은 통영에 다녀왔다는 사실도 있었던 일인지 꿈을 꾼건지 그냥 몽롱한 기억으로 남았을 뿐이다. 올해는 어떻게든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내야겠다.
모두 건강하시고 몸 조심하십시오.
'예전 글 > 로얄의 평범한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에서 온 편지 (2) | 2014.10.07 |
---|---|
파리에 다녀왔다. (0) | 2014.09.29 |
스웨덴처럼 좋은 나라에서 왜 구걸을 하니? (0) | 2014.05.25 |
여수, 눈물을 머금은 밤바다 (0) | 2014.03.09 |
관악구에서 즐기는 설경 (0) | 2014.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