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송곳 다시보기 본문
네이버 웹툰 '송곳'을 다시보는데, 전에 그러니까 내가 노조 간부로 활동할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댓글들이 이제서야 가슴에 하나하나 알알이 박힌다.
그런데 회가 거듭될수록 BEST에 오른 댓글 중에 노조활동 하다가 또는 노동법상 규정을 얘기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 얘기가 늘어난다.
안전불감증이니 하는데 우리 사회는 어쩌면 노동인권 불감증이 제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본인이 노동자인 줄 모르는 노동자가 태반이거니와 노동자인줄 알면서도 본인의 안위가 중요해 노동조합을 배신하거나 외면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산재를 당해도,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어디 말할 데도 없거나 혼자서 법에 호소해보다 시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적극적인 노조 가담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영진도 아닌 그냥 선량한 노동자들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해야 할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여전히 노동조합을 외면하고 사측에 빌붙은 동료들이 저주스럽고, 설혹 관망하고 있었을지언정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정말 싫다. 그들이 세상사에 대해 참 대단한 혜안을 가진양 오피니언난을 채우는 것도 가증스럽다. 일보다는 회사 선배, 상사, 경영진에게 잘 보이는 게 더 중요했던, 그래서 주요 보직을 꿰찼던 대다수를 생각하면 여전히 피가 거꾸로 솟는다. 무엇보다 그들 '덕분에' 15년, 20년 넘게 정열을 바쳐온 회사를 떠나야 했던 선배들을 생각하면 피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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